땀으로 수분손실, 맥주섭취로 혈중 요산수치 올려
극심한 관절통 유발하는 통풍 주의해야
날은 덥고, 잠도 안오니 치킨과 맥주를 먹으며 올림픽이나 볼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주의해야 할 질환이 있다.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통풍이다.
‘바늘로 계속 찌르는 것 같은 극심한 통증에 뜬 눈으로 밤을 새웠다’는 사람이 있을 정도여서 통풍의 증상은 통풍 발작으로 불린다. 통풍의 원인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40~60대 남자에서 주로 발생
땀 많이 흘리는 여름에 특히 환자 많아
통풍은 혈액 내 요산의 농도가 높아지면서 바늘 같이 뾰족한 모양의 요산 결정체가 관절이나 다른 조직에 침착되어 통증과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대사성 질환이다. 통풍에 의한 관절염은 통증이 너무 심해서 바람만 스쳐도 통증을 느낄 정도라고 해서 통풍(通風)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주로 40-60대 남자에서 발생하고 여자의 경우 비교적 드물지만, 폐경기 이후에는 여자에서도 발병이 증가한다. 또한 여름에 통풍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데, 그 이유는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에 몸속 수분이 밖으로 빠져나가면서 혈액이 끈적해지고 혈중 요산 농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방치하면 관절변형, 신장이상 등 합병증 유발
통풍은 대부분 급성 통풍 발작으로 시작한다. 주로 증상이 나타나는 신체 부위는 엄지발가락이고, 족부 내측, 발목, 무릎에도 생길 수 있다. 통풍 발작 시에는 매우 심한 통증과 열감이 있으며 침범된 관절이 붉게 부어오른다. 이러한 통증은 치료하지 않아도 보통 7-10일 간 지속하다가 서서히 호전되며, 통풍 발작 후 수개월 혹은 수년 동안 아무런 증상 없이 지내기도 한다.
그러나 50% 이상의 환자에서는 1년 이내 통풍 발작이 재발하고, 이러한 발작과 무증상의 과정이 반복되다가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으면 결국에는 만성 결절성 통풍으로 진행하여 몸의 여러 곳에 요산 덩어리로 이루어진 다양한 크기의 결절들이 나타나게 된다.
처음에는 대개 한 관절만 침범하지만 만성으로 계속 진행되면 양쪽 발가락에 관절통이 생기기도 하고 발등, 발목, 뒤꿈치, 무릎, 팔꿈치, 손목, 손가락 등으로 이동하면서 몸 이곳저곳에 관절통이 생기게 된다. 이렇게까지 통풍이 진행되면 여러 관절에 동시 다발적으로 관절염이 발생되고 그 지속기간도 길어지게 되며, 이로 인해서 관절의 기능을 잃게 되고, 관절의 변형이 일어나기도 한다.
더불어 증상이 악화되면 신장기능 저하, 요관결석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고지혈증 등을 동반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동맥경화증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요산이 배설되는 과정에서 과다한 요산이 신장에 축적되면 신장 기능이 서서히 나빠져서 만성 신부전으로 진행해 혈액 투석이 필요하게 되는 경우도 있으며, 만성 신부전 뿐만 아니라 급성으로도 신장 기능이 나빠지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또한 통풍 환자의 10-25%에서는 신장, 요관, 방광에 요산으로 된 요로 결석이 생겨 혈뇨 및 극심한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통풍 환자의 25-50%에서는 고혈압이 동반되고 고혈압 환자의 2-14%에서는 통풍이 동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통풍 환자의 80%에서는 고지혈증이 동반되고, 통풍의 원인 물질인 요산이 쌓여 동맥이 딱딱해지며, 이로 말미암아 중풍(뇌출혈 또는 뇌경색)이 발생하거나, 협심증 또는 심근경색증 등이 생길 수 있으므로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요산 결정체는 관절에만 침착되는 것이 아니라 몸속 어디에나 침착되어 다양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한번 통풍을 앓았던 사람은 관절에 통증이 없다고 치료를 중단할 것이 아니라 관절염의 재발을 방지하고 신장질환, 요로결석, 동맥경화, 중풍, 고혈압, 심장질환 등의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 꾸준한 경과관찰이 필요하다.
맥주 삼가고 수분 충분히 섭취해야
요산은 크게 두 가지 경로로 체내에 만들어지는데 하나는 음식물 중 단백질에 포함되어 있는 퓨린이 분해되어 만들어지는 경우, 다른 하나는 우리 몸에서 파괴되는 세포에서 만들어지는 경우다. 이렇게 만들어진 요산은 대부분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배설되기 때문에 요산의 생성과 배설이 균형을 이루게 되면 혈중 요산이 정상 범위 내로 유지된다. 하지만 이러한 생성과 배설의 균형이 깨지면서 정상보다 체내에 요산이 많아지면 고요산혈증이 생기고 이것이 통풍을 발생시킨다. 고요산혈증 자체는 아무런 증상을 나타내지 않지만 장기간 지속되다가 어느 날 갑자기 발작처럼 극심한 통증을 나타나게 된다.
요산은 운동 과다, 과음, 퓨린이 많이 든 음식의 과잉섭취 등의 원인에 의해 과도하게 생성되는데, 술은 혈중요산의 합성을 증가시키고 소변으로의 배설도 억제해서 급성발작의 발생률을 증가시킨다. 특히 맥주 효모에는 요산의 전구물질인 퓨린이 다량 함유되어 있으며, 여름밤 야식으로 맥주와 함께 많이 찾게 되는 치킨에도 퓨린 성분이 많아 주의하는 것이 좋다. 술을 마신 후에 통풍 발작이 유발되는 경우가 가장 많으므로 통풍 환자는 반드시 금주를 해야 한다.
통풍을 예방하려면 육식보다는 채식위주의 식습관을 갖고, 절주를 하며, 술을 마신다면 수분의 섭취를 늘리는 것이 요산의 조절과 요산에 의한 신결석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 환자들이 자주 하는 질문[자료;대한의학회]
1. 무증상의 고요산혈증의 경우 치료해야 하나요?
무증상 고요산혈증 환자에서 요산강하제를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논란이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혈중 요산이 높더라고 통풍이 발생하지 않은 경우에는 투약 없이 관찰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대부분 최소한 20년의 지속적인 고요산혈증이 지난 후 급성 통풍의 첫 번째 발작이 발생하게 됩니다. 또한 고요산혈증이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의 평생 동안 증상이 없이 지내는데, 실제로 요산이 9 mg/㎗ 이상인 사람들 중에서 통풍성 관절염은 일년에 약 4.9% 정도에서만 발생합니다. 이와 같이 약제 투여에 의해 발생되는 부작용과 비용에 비해 얻는 이득이 적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근 고요산혈증 자체는 심혈관질환 발생의 위험인자로 알려지고 있고, 만성신부전의 진행을 촉진시킨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따라서, 환자마다 약제투여는 상황에 따라 판단할 일이지만, 특히 비만, 인슐린 저항성, 고혈압, 고지혈증과 같이 이른바 대사증후군이 동반한 경우는 심혈관질환 발생의 예방 측면에서 투여를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2. 혈중 요산 수치가 낮아도 통풍일 수 있나요?
통풍이 고요산혈증이 있는 환자에게서 발생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급성 통풍이 발생하였을 때 혈중 요산수치가 정상일 수 있어서 유의해야 합니다. 급성 통풍의 유발 인자에는 혈청 요산 농도를 증가시키는 이뇨제, 시클로스포린 등의 약물, 음주, 세포독성 항암치료, 과식뿐만이 아니라 혈중 요산 농도를 일시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는 수술, 금식 및 심한 다이어트, 요산강하제의 사용 등도 급성 통풍 발작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통풍은 아플 때만 치료하면 되나요?
대부분의 통풍이 있는 경우에 급성 통풍 발작에 대한 치료만 하고 종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통풍의 첫 발작이 발생한지 20년 후에 통풍결절이 있는 환자가 28%나 되었으며, 그 환자들 중에서 2-3%는 심한 불구가 되었습니다. 또한 통풍 환자의 사망 원인의 약 10%는 신부전증인데 고요산혈증 자체가 신기능을 악화 시키는 위험인자로 작용하며 요로결석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꾸준히 요산을 감소시키는 치료를 하면 통풍결절이 감소하여 불구를 예방할 수 있고 신기능의 악화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또한 통풍 환자의 대부분은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 질환, 비만 등의 질환이 동반되어 있기 때문에 통풍의 조절과 함께 대사증후군에 대한 꾸준하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4. 통풍의 예방에 엄격한 퓨린 제한 식이가 반드시 필요하나요?
최근까지도 퓨린 함유 정도에 따른 음식을 분류하고 퓨린 함량이 많은 음식은 엄격한 제한을 권하였습니다. 그렇지만, 기존의 전통적인 통풍의 식이요법인 엄격한 퓨린 섭취의 제한은 실제 환자가 지키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요산강하의 효과도 크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에 비만, 탄수화물(특히 과당이 많이 포함된 음식)이 통풍 발생의 증가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현재는 통풍 환자들에게 적절한 체중감소와 함께 저퓨린, 저칼로리, 저탄수화물 식이를 추천하며 적절한 유제품과 단백질의 섭취를 병행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5. 통풍 환자의 경우 주의해야 하는 약물은 어떤 것이 있나요?
흔하게 사용되는 여러 약물들이 혈중 요산의 농도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아스피린입니다. 고용량의 아스피린 투여 시 요산배설이 촉진되지만 저용량의 아스피린을 투여할 경우 요산배설이 감소되면서 혈중 요산 농도가 증가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심혈관 질환의 예방을 위해 저용량의 아스피린을 투여할 경우 혈청 요산 농도를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합니다. 요산강하제를 이미 복용하고 있는 환자의 경우에는 저용량의 아스피린이 환자의 혈중 요산수치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밖에 ACE(안지오텐신 또는 그 수용체)억제제, 비타민 C 등이 요산배설을 촉진하지만 이뇨제, 결핵약인 피라지나마이드와 에탐부톨, 그리고 사이클로스포린 등은 요산배설을 억제하는 약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도움말 ; 고대 구로병원 류마티스내과 정재현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