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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ULTURE

음악적 실험 창극 [코카서스의 백묵원]

배꼽 쥐면서도 눈물 나는 ‘정의신 마법’, 창극과 천생연분!


국립창극단과 정의신, 눈물과 웃음으로 브레히트를 노래하다 

 낳은 정이냐 기른 정이냐! 진정한 모성애란?
 전쟁 폐허 묘사한 감각적 무대, 해오름극장 위에 객석과 함께 올려져 
 판소리 자체의 힘을 보여주는 다양한 음악적 실험 

공연명 2015 국립창극단 신작 <코카서스의 백묵원>
일시 2015.3.21.(토)~3. 28.(토) 
평일 8pm, 주말 3pm(월 공연 없음)
※단 3.21(토) 개막공연 7pm
장소 해오름극장 

주요 제작진
극본·연출 정의신  
작창·작곡 김성국
안무 이경은 
무술지도 쿠리하라 나오키 
무대디자인 이태섭 
조명디자인 김창기 
의상디자인 김지연 
소품디자인 강민숙
분장디자인 김종한 등

주요 출연진
아츠닥 유수정, 서정금
그루셰 조유아  
시몬 최용석
영주, 늙은 농부 등 허종열
나텔라 김미진 
부관 샤르바 남해웅
상등병 이광원 
유숩 이광복  

관람료 VIP 7만원, R 5만원, S 3만원, A 2만원
관람연령 8세 이상 관람가 
소요시간 2시간 30분(중간휴식 포함)
예매 국립극장 02-2280-4114~6 www.ntok.go.kr




국립극장(극장장 안호상)의 국립창극단(예술감독 김성녀)이 오는 3월 21일(토)부터 28일(토)까지 신작 창극 <코카서스의 백묵원>을 해오름극장에 올린다. 한·일 양국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재일교포 극작가 겸 연출가 정의신이 서사극의 창시자로 불리는 독일 극작가 브레톨트 브레히트의 『코카서스의 백묵원(The Caucassian Chalk Circle)』으로 처음 창극 연출에 도전한다.

정의신은 연극 <야끼니꾸 드래곤>, <봄의 노래는 바다에 흐르고>, <나에게 불의 전차를> 등 다수의 히트작을 통해 ‘흥행과 작품성 모두 보증되는’ 스타 연출가로 자리 잡았다. 그는 절망의 순간에도 웃음을 잃지 않고, 배꼽을 쥐면서도 눈시울을 촉촉하게 만드는 휴머니즘에 강점을 지닌 연출가로 정평이 나 있다. 이러한 그가 희비극에 두루 능한 국립창극단 배우들과 드디어 만난 것. 이들이 함께 그려내는 다양하고 입체적인 인물들을 만나고 나면, 브레히트의 희곡을 재창작하는 데 있어 창극이 얼마나 적절한 장르인지를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코카서스의 백묵원>은 한 아이를 놓고 벌어지는 두 여인의 양육권 다툼을 그리는 작품이다. ‘백묵의 원’ 또는 ‘하얀 동그라미’ 등의 이름으로 불리며 한국에서 연극화되긴 했지만, 창극화되는 것은 이번이 최초다. 정의신은 특히 아이를 버린 생모와 그 아이를 거둬 정성껏 키운 양모의 다툼을 배우들의 가슴 절절한 소리 대결로 그려내며, 이 시대 현대인에게 진정한 모성애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이번 작품에서 정의신은 원작의 등장인물을 새롭게 재해석해 선보인다. 창극의 전통적인 도창 개념을 도입하기 위해 원작에 등장하는 가수의 역할을 재판관 아츠닥에게 부여했다. 아츠닥은 관객에게 직접 말을 걸며 객석과 한층 더 밀접해지는 동시에 극의 이야기를 끌고 가는 중추 역할을 담당한다. 원작에서는 남자로 묘사되는 이 역을 국립창극단의 대표 여배우 유수정·서정금이 맡은 점도 흥미롭다. 하녀 그루셰는 구수한 사투리를 쓰며 경비병 시몬과의 사랑에 있어서도 적극적인 여성으로 재탄생한다. 그루셰 역의 조유아, 시몬 역의 최용석은 창극단과 함께한 지 1년도 채 안 된 인턴단원인데, 주역에 파격적으로 발탁되어 화제가 되고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 평범한 사람들의 작지만 단단한 에너지로 희망을 얘기할 것이다. 


객석과 무대세트는 해오름극장 무대 위에 설치해 관객의 몰입도를 더욱 높인다. 무대디자인은 <단테의 신곡> 등에 참여한 이태섭 무대디자이너가 맡았다. 원작의 배경이 되는 그루지아(지금의 조지아)에서 최근까지 군사 분쟁이 일어난 사실에 착안, 현대의 전쟁 폐허를 연상시키는 무대를 창조했다. 작창과 작곡은 김성국 작곡가가 맡았다. 그는 전통 소리를 중심으로 음악을 이끌어가되, 오케스트라 편성과 편곡 등은 극과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 다양한 음악적 실험을 꾀한다. 즉, 소리는 정통을 지키고 반주는 다양한 악기를 사용해 창극 배우의 성음 자체가 가지는 힘을 돋보이게 한다는 구상이다.


국립창극단은 스릴러 창극 <장화홍련>을 시작으로, 그리스 비극을 원작으로 한 <메디아>, 소설에 기반을 둔 <서편제> 등 동시대성이 강한 다채로운 소재를 다루며 창극의 지평을 넓혀 오고 있다. 이제는 브레히트에까지 눈을 돌리며 한국적 음악극의 발전 가능성을 더욱 견고히 하고자 한다.  


절망 속에서도 터져 나오는 폭소! 
연출가 정의신, 드디어 창극 연출    
 
재일교포 출신 극작가 겸 연출가 정의신이 2008년 극본과 연출을 맡은 한·일 합작연극 <야끼니꾸 드래곤> 이후, 한국 연극계에서는 ‘정의신 열풍’이 일어났다. 한국과 일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재일교포 등 소외된 사람들을 따뜻하게 그려낸 이 작품은, 초연 시 연일 기립박수를 기록하며 한·일 양국에서 공전의 히트작이 되었다. 이후 정의신은 연극 <봄의 노래는 바다에 흐르고>(2012), <나에게 불의 전차를>(2013) 등의 작품 활동을 통해 ‘흥행과 작품성 모두 보증되는 연출가’로 자리 잡았다. 그는 절망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인물을 통해 ‘그래도 삶은 살아볼 만한 것’이라 관객을 토닥이는 따뜻한 작품을 그려내기로 정평이 나 있다. 


이러한 정의신이 서사극의 창시자로 불리는 브레톨트 브레히트의 <코카서스의 백묵원>으로 처음 창극 연출에 도전한다. 정 연출이 국립창극단에 먼저 “창극을 연출해보고 싶다”고 제안해 왔을 정도로, 그의 이번 작업에 대한 열의와 기대감은 무척 크다. 전작 <쥐의 눈물>, <노래하는 샤일록>에서도 알 수 있듯, 그는 작품에서 음악적 요소를 중시하며 또한 음악극에 큰 애착을 가지고 있다. 그런 정 연출이 한국 전통음악극인 창극을 연출하는 것은 당연한 순서일 것이다. 

정 연출은 유쾌한 재담과 가슴 저미는 슬픈 소리 대목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재주꾼 국립창극단 배우들과 함께 브레히트의 희곡을 유쾌하고 따뜻하게, 그러면서도 가슴이 뭉클해지는 작품으로 풀어낼 것이다. “한국인의 피 속에 노래하고 춤추는 본성이 흐른다고 생각한다”는 그는 판소리가 지닌 특유의 한(恨)의 정서와 희비극성을 극대화해, 희극적이지만 가슴이 뭉클해지는 극을 만들어내고자 한다. 등장인물의 유쾌한 노래와 연기에 손뼉을 치며 웃다가도 어느새 눈물이 고이고, 슬픈 눈대목에 마음이 저리다가도 다음 순간 박장대소 하게 되는 정의신 작품 특유의 마법이 이번에도 관객을 사로잡을 것이다. 한바탕 실컷 웃어버리고, 눈물로 시름을 씻어내고 싶다면 놓쳐서는 안 될 작품!


낳은 정이냐, 기른 정이냐! 진정한 모성애란 무엇인가   


브레히트 『코카서스의 백묵원』은 전쟁 통에 친자식을 버리고 도망쳤지만 아이의 유산 때문에 그를 다시 찾으려는 영주 부인 나텔라와 버려진 아이를 자식으로 거둬 정성껏 키운 하녀 그루셰, 두 여인의 양육권 재판을 뼈대로 하는 희곡이다. 재판관 아츠닥은 하얀색 분필(백묵)로 그린 동그라미 안에 아이를 세워 놓고 두 여인에게 아이의 양팔을 잡고 잡아당기도록 하는데, 아이가 아파하자 다칠까봐 손을 놓아버린 여인이 진짜 엄마라고 판결한다.     


두 여인의 양육권 재판 장면은 창극 <코카서스의 백묵원>에서도 단연 하이라이트! 아이를 낳은 여인과 기른 여인의 격렬한 다툼이 국립창극단원의 가슴을 울리는 절절한 소리, 불꽃 튀는 연기 대결로 그리며, 객석에 낳은 정과 기른 정 어느 쪽에 손을 들어야 할지 질문을 던진다. 생활고에 시달려 자식을 버리는 사건이 만연한, 제 손으로 제 아이를 잘 키워내기도 버거운 현 시대에 진정한 모성애란 무엇인지를 돌이켜볼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      
 

다양하고 입체적인 인물, 평범한 주변인들의 이야기 강조  

정의신은 고전 속 인물을 마치 현재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이웃의 모습으로 바꾸는데 일가견이 있는 연출가다. 창극 <코카서스의 백묵원>에서도 이러한 연출 특징이 잘 나타난다. 우선, 면사무소 서기에서 갑자기 재판관이 된 아츠닥이 눈에 띈다. 술주정뱅이에 겉으론 괴팍한 듯 보이지만, 결국은 가난한 이들의 편에 서는 인물이다. 정 연출은 원작에서 노래를 부르며 이야기를 풀어내는 가수의 역할을 아츠닥에게 맡겼다. 전통적인 창극의 도창(導唱) 개념을 도입, 관객과의 거리를 좁혀 메시지를 더욱 선명하게 전달하겠다는 의도가 보인다. 또 원작에서는 남자였던 아츠닥을 여자 배우가 맡도록 바꿨다. 


창극 <안드레이 서반의 다른 춘향>에서 방자로 파격적 변신을 선보인 유수정, 마당놀이 <심청이 온다>의 뺑덕어멈 등 국립창극단의 재간둥이로 각인된 서정금이 각기 다른 아츠닥을 보여줄 예정이다. 남의 자식을 거둬 키운 하녀 그루셰도 주목해야 할 인물. 이 배역은 캐스팅부터가 파격이었다. 정 연출이 창극단과 함께한 지 1년도 채 안 된 인턴단원 조유아를 전격 발탁했기 때문. 이 배우가 시골처녀 그루셰처럼 속임수 없이 순수하고 우직한 이미지를 가졌다는 이유에서였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며, 역경 속에서도 뚝심 있게 아이를 키우는 그루셰를 창조하기 위한 조유아의 각오가 대단하다. 한편 그루셰와 대립하는 영주 부인 나텔라는 <단테의 신곡>에서 베아트리체를 연기한 김미진이 맡는다. 전작의 여성스러운 분위기에서 탈피해, 욕심 많고 우스꽝스러운 캐릭터로 변신을 꾀할 것이다.

이외에도 창극 <코카서스의 백묵원>에서는 영주, 변호사, 요리사, 농부, 군인 등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정 연출은 이 작품이 “주인공 한두 사람의 극이 아닌 집단의 극”이라고 강조한다. 많은 인물에게 각자의 사연을 얘기할 기회를 줘, 주인공만의 이야기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내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절망 속에서도 다시 일어나 웃는 평범한 주변인들의 이야기는 그가 이 창극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이며, 이는 동시에 브레히트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기도 하다.

 
소리는 전통, 연주는 국․양악기가 혼합된 음악으로   

창극의 핵심 요소인 작창과 작곡은 중앙대 전통예술학부 교수이자 중앙국악관현악단 단장인 김성국이 맡았다. 국악관현악 ‘공무도하가’, 바이올린 협주곡 ‘이별가’ 등을 작곡한 그는 서정적이고 애잔한 멜로디를 대중적이면서도 섬세하게 펼쳐낸다는 평을 얻는 작곡가다. 이번 작업에서 그는 소리는 전통적으로 짜되, 반주와 연주를 담당하는 악기는 국악과 양악을 조합해 본질적으로 창극 배우들이 지닌 성음 자체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김성국 작곡가는 정의신 연출과의 긴밀한 의견 교환을 통해, 기존 극본에 대사로 표현된 부분을 노래로 바꾸거나 독창으로 표현된 부분을 이중창과 합창으로 바꾸는 등 노래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힘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김 작곡가는 “창(唱)과 극(劇)이 따로 놀아서는 안 된다. 음악으로서 극을 더욱 풍성하게 하고, 극으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은 음악으로 풀어주는 등 음악의 역할이 무척 중요하다”며 음악적인 균형을 잡는 데 주력했다고 밝혔다. 


해오름극장 위에 올린 객석, 군사 분쟁의 폐허를 그린 무대

창극 <코카서스의 백묵원>은 해오름극장 무대 위에 객석 600여석과 무대세트를 올려, 관객의 몰입도를 극대화한다. 군인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아이를 안고 낡은 출렁다리를 건너야만 하는 그루셰의 역경이 코앞에서 긴박하게 다가오는 등 관객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무대디자인은 <장화홍련>, <단테의 신곡> 등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미장센을 보여준 이태섭 무대디자이너가 맡았다. 그는 원작의 배경이 된 그루지아(지금의 조지아)가 최근까지 실제 군사 분쟁이 일어났던 곳이라는 점에 착안, 무대를 황량한 전쟁 폐허로 만들었다. 바닥에 깔린 녹슨 철판, 무너져가는 시멘트 벽, 곳곳의 벽에서 튀어나온 철근과 무대 한구석에 놓인 거대한 전투기 엔진의 파편이 현대의 군사 분쟁 지역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의상디자인은 창극 <메디아>로 국립창극단과 인연을 맺은 김지연 디자이너가 맡았다. 귀족계층과 서민계층의 의상으로 구분되는 것이 주요 특징. 서민들은 피난통에 아무 옷이나 대충 껴입었을 것이라는 설정 아래, 잘 어울리지 않는 여러 옷들을 겹쳐 입은 형태로 디자인한 점이 흥미롭다.  



■ 작품 줄거리        
                                                    
누카 성의 하녀 그루셰가 경비병 시몬과 잡담을 나누던 평화로운 순간, 성에는 반란이 일어나 영주가 죽고 시몬은 졸지에 전쟁에 불려가는 신세가 된다. 시몬은 자신이 전쟁에서 돌아오면 결혼하자며 그루셰에게 청혼하고 두 사람은 결혼을 약속한 후 헤어진다. 영주 부인은 값비싼 옷과 보석을 챙기느라 아들 미헬을 내버린 채 달아나버리고, 그루셰는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버려진 아이를 안아들고 피난길을 떠난다. 

고된 피난생활 속에서도 미헬을 지키려는 마음으로 갖은 시련을 견뎌내던 그루셰는 아이에게 호적을 만들어주기 위해 죽어가는 병자 유숩과 형식상의 부부가 된다. 망자의 장례식 같기도 한 이상한 혼인 잔치를 치르던 도중 그루셰는 전쟁이 끝났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전쟁에서 돌아온 시몬은 그루셰에게 왜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는지 묻는다. 그루셰는 시몬의 오해를 풀기 위해 노력하는데, 이때 군인들이 찾아와 그루셰의 아이가 영주의 아들이라는 제보가 들어왔다며 다짜고짜 그루셰와 미헬을 끌고 간다. 

유산을 받기 위해 아들을 다시 찾으려는 영주 부인과 목숨을 걸고 남의 아이를 친자식처럼 길러온 그루셰는 재판정에서 서로 자신이 엄마라고 주장한다. 전쟁 통에 재판관이 되어 자기만의 판결을 내려오고 있던 재판관 아츠닥은 아이를 백묵으로 그린 원 안에 세우고 팔을 잡아당겨 진짜 엄마를 가려내려고 한다. 영주 부인과 그루셰, 두 여인이 아이의 손을 잡아당기지만 그루셰는 이내 아이의 손을 놓아버린다. 아츠닥은 그루셰가 진정한 엄마라 판결을 내리고, 모두가 좋아하는 도중에 다시 멀리서 폭격과 총성이 울려 퍼지는데…. 



※원작 자세히 보기

『코카서스의 백묵원』은 브레히트가 독일 나치의 박해를 피해 미국 망명 생활을 하던 1944년에 완성해 4년 뒤 무대에 올린 작품이다. 극중극 형식의 희곡으로, 총 6막으로 이뤄져 있다. 

1막은 코카서스 어느 산중에 있는 마을의 두 집단 농장이 비옥한 계곡의 소유권을 둘러싸고 싸움을 벌이는 내용이다.

2막부터가 본 막에 해당하는데, 연극의 내레이터가 나와 이 싸움과 관련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전쟁 통에 아이를 버린 영주 부인과 그 아이를 구해 기른 하녀가 양육권을 놓고 다투자, 재판관이 백묵원 안에 아이를 세워 놓고 두 여인에게 아이의 양팔을 잡아당기게 해 진짜 엄마를 가려냈다는 이야기다. 

즉, 이 작품은 계곡을 활용해 더 많은 수확을 올리는 농장에게 소유권을 인정해 줄 것인지 아니면 원 소유자에게 돌려줄 것인지의 문제를, 아이의 친권을 둘러싼 논쟁으로 보다 구체화하고 있는 것이다. 

브레히트는 서막에서는 계곡을 유용하게 잘 활용하는 농장에 더 많은 애착을 보여주고, 본 막에서는 아이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하녀에게 돌려보내고자 했다. 『코카서스의 백묵원』은 이상적인 사회에 대한 브레히트의 고민, 인간적인 사회 건설에 대한 희망을 보여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참고자료: 국립극장 「미르」301호 ‘브레히트가 그린 유용성과 무용성의 대립’






■ 주요 캐릭터 및 배우 소개            
                                   
“이걸로 법정은 어느 쪽이 어미인지 확인했다”
재판관 아츠닥 役 유수정·서정금
창극 <코카서스의 백묵원>에서 아츠닥은 관객에게 직접 말을 걸고, 내레이터가 되어 그루셰의 근황을 노래로 풀어주는가 하면 극중 인물인 재판관으로 돌아와 여러 사건의 판결을 내리며 극의 중추 역할을 담당한다. 아츠닥은 국립창극단의 존경받는 최고 선배로 창극 <안드레이 서반의 다른 춘향>에서 방자를 맡아 파격적 연기 변신을 보여주었던 유수정,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의 이정표 장승, 마당놀이 <심청이 온다>의 뺑덕어멈 등을 맡으며 국립창극단의 재간둥이로 사랑 받는 서정금이 준비하고 있다. 정의신 연출은 두 배우에게 자신의 개성을 마음껏 펼쳐 ‘완벽하게 다른 두 명의 아츠닥’을 보여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소리 실력과 연기 내공은 물론,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으로 명성이 자자한 두 배우를 보기 위해서는 반복 관람이 필요할 것이다. 브레히트 원작에서 아츠닥은 남성으로 묘사되는데, 이번 창극에서는 여자 배우가 맡았으니 성별의 역전이 일어난 셈이다. 정 연출은 오디션 당시 원작의 성별에 구애받지 않고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 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두 출중한 여자 배우가 연기하는 재판관 아츠닥의 모습을 기대해볼 만하다. 

이것이 대한민국 최고의 창극 연기다!  

유수정(1960년생) 
추계예술대 및 동대학원 교육대학원 졸업/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춘향가’ 이수자/ 김경희, 김소희, 안숙선, 김경숙 사사/ 중앙대 및 추계예술대 대학원 출강/
2005년 제32회 춘향국악대전 판소리 명창부 대회 대통령상, 2006년 KBS 국악대상 판소리부문 수상/
<안드레이 서반의 다른 춘향> 방자, <배비장전> 도창, <변강쇠 점 찍고 옹녀> 대방여장승, <청> 도창, <춘향전> 춘향, <논개> 논개, <심청전> 심청, <청년시대> 어머니, 완판창극 <수궁가> 토끼, <심청가> 심청, <흥부가> 흥부 처 역 등/ 전주세계소리축제 <흥부가> 완창,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흥부가>, <춘향가> 완창, 독·한협회 초청 <흥부가> 완창(함부르크, 베를린) 등  




당신의 배꼽을 강탈할 다재다능 재주꾼 

서정금(1976년생)
단국대 국악과 졸업 및 동대학원 졸업/ 강도근, 안숙선, 남해성 사사/ 우리창극연구회 수석단원/ 전국국악경연대회 일반부 우수상, 난계국악경연대회 기악부 최우수상, 전국민요경창대회 일반부 단체장려상 수상/ <변강쇠 점 찍고 옹녀> 호색할매·이정표 장승, <숙영낭자전> 책 읽는 여인, <장화홍련> 여경, <수궁가>(아힘 프라이어 연출) 토끼, <로미오와 줄리엣> 보절댁, <논개> 울내미, <성춘향> 향단, 총체극 <우루왕> 여광대, 마당놀이 <심청이 온다> 뺑덕어멈, <단테의 신곡> 대장마귀 역 등


“내가 키웠다고요! 저 아이를 찢어 버리라는 거예요?”

하녀 그루셰 役 조유아 
모두가 깜짝 놀란 파격 캐스팅! 국립창극단에 들어온 지 8개월이 된 인턴단원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주연으로 발탁됐다. 극중 시골처녀인 그루셰처럼 속임수 없이 순수하고 우직한 이미지를 가졌다는 점이 연출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고, 시몬과의 사랑에서도 적극적으로 먼저 나서는 씩씩한 캐릭터가 태어난 것은 조유아의 개성을 백분 반영한 결과다. <안드레이 서반의 다른 춘향>에서 방자 역을 맡아 타고난 끼와 소리 실력을 인정받는 등 굵직한 작품에 계속 캐스팅되고 있는 차세대 유망주다. 캐스팅 발표날 문자로 날아든 주연 발탁 소식을 보고 눈을 의심했다는 조유아는 “인턴단원으로 처음 맡은 큰 배역이 버겁지만, 어여쁘고 가녀린 배우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여주인공 역할을 거머쥔 만큼 뚝심 있고 강인한 자신만의 그루셰를 보여주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생애 첫 주역 발탁! 
조유아(1987년생)
중앙대 국악대학 음악극과 졸업/ 안애란 사사/ 
2010년 제18회 임방울국악제 전국대회 판소리 일반부 대상, 2012년 제15회 남도민요 전국 경창대회 일반부 대상/ 
<안드레이 서반의 다른 춘향> 방자 역, <메디아>, <배비장전>, <심청이 온다> 등 출연 




“전쟁이 끝나면 꼭 돌아올게, 기다려줘”
시몬 役 최용석 
작년 5월에 인턴단원으로 입단한 후, 고선웅 연출에게 발탁되어 <변강쇠 점 찍고 옹녀>에서 1인 다역을 맡았다. 그의 에너지가 얼마나 좋고 연기가 어찌나 맛깔스러운지 국립극장 관계자들은 물론이요, 많은 관객들이 팸플릿을 뒤적이며 그의 프로필을 탐색했다. <안드레이 서반의 다른 춘향>에서 변학도 역을 맡아 폭발적인 에너지로 관객의 눈도장을 확실히 받았다. 


창극의 라이징스타  
최용석(1989년생) 
중앙대 판소리전공 졸업/ 최승희, 김미정 사사/ 2007년 제12회 완산전국국악대제전 고등부 대상(문화부장관상), 2010년 제30회 온나라 전국 국악 경연대회 일반부 판소리 금상, 2011년 제27회 동아국악콩쿠르 일반부 은상, 2012년 제37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일반부 차상/ <안드레이 서반의 다른 춘향> 변학도 역, <메디아>, <변강쇠 점 찍고 옹녀>, 세계대백제전 메인 테마 <미마지> 미마지, 남산골 <허생전> 등 출연 



■ 주요 스태프 소개                                                     
l 극본·연출 정의신 
정의신은 1957년 일본 효고 현 히메지 시 출생의 극작가 겸 연출가로, 한·일 양국을 오가며 활약하고 있다. 1978년 도시샤 대학(同志社大學) 문학부를 중퇴하고 1982년 요코하마 방송영화전문학원(현 일본영화학교) 미술과를 졸업 후, 영화사 쇼치쿠 오후나(松竹大船) 촬영소 무대 조수로 일을 시작해 1983년 극단 구로 텐트에 입단했다. 1987년 극단 신주쿠료 잔파쿠(新宿梁山泊) 창립 멤버로 참가했다. 극단 소속의 전속작가로 활동, 1990년 <천년의 고독>을 시작으로 <더 데라야마(寺山)>, <인어전설> 등으로 일본 연극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왕성한 연극 활동뿐만 아니라 영화 각본에도 주력해 1993년에는 혼잡한 현대일본의 풍경을 택시운전사의 시선으로 바라본 <달은 어느 쪽에서 뜨는가>로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했다. 1996년, 극단 신주쿠료 잔파쿠 탈퇴 이후 영화와 연극분야에서 활약하며 화제작을 잇달아 발표하고, 에세이집『안드레아스의 모자』를 출판하는 등 다양한 예술분야에서 작가로 맹활약하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는 연극 <야끼니꾸 드래곤>의 극본과 연출을 맡아 대히트를 기록하며 연극 관객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나에게 불의 전차를>, <노래하는 샤일록> 등의 꾸준한 작품 활동을 통해 한국 관객과 만나고 있다. 

[수상경력]
(2000년 이전 생략)
2002년 <난 내일 18세가 된다> 예술제상 대상, 제28회 방송문화기금상 텔레비전드라마부문상, 
         제9회 상하이텔레비전축제 백옥란상(맥노리아 어워드) 심사위원 특별상 등 
2003년 <OUT> 제57회 마이니치영화콩쿠르 각본상 
2004년 <피와 뼈> 키네마순보 각본상, 일본아카데미 우수각본상, <6월의 벚꽃> 예술제상 우수상,
         제27회 히메지시 예술문화상 예술상, <마게몬> 오카야마시민극장상 연출상 
2005년 <바다의 반딧불이> 갤럭시상 월간상/장려상, 예술제상 우수상 
2007년 <제비꽃이 필 무렵> 갤럭시상 월간상 
2008년 <야끼니꾸 드래곤>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선정 올해의 연극베스트3 
2009년 <야끼니꾸 드래곤> 아사히 무대예술상 그랑프리(대상), 기노쿠니야 연극상, 요미우리 연극상 대상

[주요 연극 작품] 
<천년의 고독>, <인어전설>, <영상도시, 치네칫타>, <잡푸, 돌>, <한 여름의 찰리 브라운>, <그 다음 여름>,
<바다의 서커스>, <더 데라야마>, <푸르고 아름다운 아시아>, <겨울 선인장>, <물의나라 걸리버>, <봄의 키친>,
<레츠 고>, <작은 물 속의 과실>, <겨울 해바라기>, <로봇의 로>, <행인두부의 마음>, <울림>, <가을
반딧불이>, <20세기 소년소녀 창가집>, <아시안 스위트>, <마게몬>, <바케렛타!>, <가라후토의 큰아버지>, 
<돌즈타운>, <쥐의 눈물>, <나에게 불의 전차를>, <노래하는 샤일록> 등  

l 작창·작곡 김성국 
현재 중앙대 예술대학 전통예술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중앙국악관현악단의 단장이자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새로운 개념의 총체적 음악작품 <춤추는 관현악>과 <모두가 광대>를 제작, 작곡하고 지휘했다. 

[주요 경력] 
2006년 한국국악협회 주최 국악작곡축제 대상
2008년 제29회 서울무용제 음악상 
2013년 제32회 대한민국작곡상 우수상 
2009년, 2010년, 2011년, 2013년 한-아세안 전통 오케스트라 지휘
[주요 작품] 
국악관현악 ‘공무도하가’, 바이올린 협주곡 ‘이별가’ 
가야금 협주곡 ‘아리랑(소녀의 꿈)’
사물놀이 협주곡 ‘사기(四氣)’ 등 작곡

l 안무 이경은 
리케이댄스 예술감독 
[주요 경력] 
2001년 한국 안무가 페스티벌 금상
2004년 독일 국제솔로탄츠테어터 페스티벌 1위 안무상
2014년 독일 뎅크말쉬미데 레지던스 아티스트  
[주요 작품]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행>, <이것은 꿈이 아니다>, <춘몽>, <단테의 신곡>, <장화홍련>, <안티고네>, <오이디푸스>, <메디아>, <손님> <1동 28번지 차숙이네> 등

l 무대디자인 이태섭
[주요 경력] 
1999년 한국뮤지컬대상 최우수 무대미술상
2005년 동아연극상 무대미술상, 국제아동청소년연극제 최우수 무대미술상
[주요 작품] 
<아워타운>, <궁리>, <오이디푸스>, <가면무도회>, <낙소스의 아리아드네>, <현존>, <천생연분>, <뇌우>, <떼도적>, <장화홍련>, <단테의 신곡> 등 




l 조명디자인 김창기
[주요 경력] 
2007년 제44회 동아연극상 무대미술상(조명) 
2013년 제45회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대통령상
[주요 작품] 
<리어왕>, <자객열전>, <다윈의 거북이>, <빨간 도깨비>, <논개>, <봄날>, <벽속의 요정>, <키친>, <오이디푸스>, <빨간 버스>, <궁리>, <헤다 가블러>, <화선 김홍도>, <밤으로의 긴 여로>, <봄의 노래는 바다에 흐르고>, <장화홍련>, <안티고네>, <푸른배 이야기>, <만선>, <바나아저씨>, <단테의 신곡> 등 

l 의상디자인 김지연
[주요 경력] 
2007년 제44회 동아연극상 무대미술기술상 
[주요 작품] 
<조씨고아>, <목란언니>, <꽃이다>, <가모메>, <전쟁터를 훔친 여인들>, <줄리어스 시저>, <살아있는 이중생 각하>, <영웅>, <윤동주 달을 쏘다>, <보니앤클라이드>, <조로>, <메디아>

l 소품디자인 강민숙 
[주요 경력]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차세대 예술인력 육성 사업 선정자
[주요 작품] 
<공동경비구역 JSA>, <뿌리깊은 나무>, <유리동물원>, <단테의 신곡>, <안티고네>, <장화홍련>, <아워타운>, <오이디푸스>, <푸르른 날에>, <헤다 가블러>, <멕베스>, <메디아>, <스칼렛 핌퍼넬>, <인당수 사랑가>, <라바야데르>, <프린세스 콩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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