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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2015 대한의학회 장애평가기준 개정판을 발행하며

2012년 초판의 오류, 관련 전문학회와 함께 수정·보완

 이경석[대한의학회 장애평가특별위원장/순천향의대 신경외과학]

장애인복지는 물론, 자동차 손해배상과 보상, 산업재해 보상, 국민연금, 그리고 상해보험 등 장애의 과학적 평가는 이미 다양한 현대인의 생활에 빠질 수 없는 중요한 분야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의사들의 관심과 연구는 미미하다. 장애평가는 복지 전문가나 연금전문가 또는 보험전문가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전문 의학지식이 필요한 의료 업무이다.  

그래서 장애평가는 의사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며, 한편으로는 의사라면 객관적이고 과학적이며, 유용한 장애평가 기준을 만들고 이를 널리 보급하여 질 좋은 장애평가를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장애평가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홀대하는 경향이 있어 대부분의 의사들이 관심을 주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나라 법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신체 관련 손해배상은 아직도 1960년대에 만들어진 낡은 기준을 어깨 너머로 자율학습한 일부 의사들에 의해 장애 유무와 정도가 평가되고 있다. 주로 육체노동에 의해 돈을 벌었던 시대의 특정 장기의 장애가 개인용 컴퓨터와 인터넷을 이용한 지식정보사회의 장애와 같을 수 없다. 또한 그 동안 의료기술의 발달과 각종 사회 환경의 변화로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불편한 정도 역시 크게 달라졌으나, 이러한 변화를 전혀 반영하지 않고 50년도 넘은 낡은 다른 나라의 기준을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대한의학회는 보건복지부와 함께 이런 낡은 기준을 우리나라 여건에 맞는 새 기준으로 바꾸는 일을 2007년부터 시작해서 2012년 마침내 대한의학회 장애평가 기준과 해설집을 출판하였다. 그러나 일부 항목에서 심각한 오류가 발견되어 다시 관련 과목 전문의들이 함께 연구하고 토론하여 수정하고 보완하여 2014년 말에 개정판을 완성하였다. 장애평가 기준은 전공하는 학문이 다르면 보는 시각이 다르고, 어느 한 사람이 모든 분야에 다 정통할 수도 없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동의할 수 있는 좋은 기준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음을 또 한 번 실감하였다. 

하지만, 덕분에 더 잘 다듬어진 기준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미국의학협회 기준처럼 5년 전후로 정기적인 수정 보완을 하고자 했으나, 초판이 나온 지 약 3년만인 2015년에 개정판을 출판하게 되었다. 이번에 마련한 장애평가 기준이 결코 완벽할 수는 없으나, 이제껏 우리나라에서 썼던 어느 기준 보다도 더 과학적이고 체계적이란 사실은 틀림이 없다. 물론 질 좋은 장애평가를 위해서는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다양한 장애평가 기준과 방법, 목적과 부작용, 등에 대한 조사와 개선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대한의학회는 장애평가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지속적으로 장애평가 기준에 대한 연구와 개선 노력을 함은 물론, 장애평가에 대한 이해 부족이나 무관심을 개선하기 위하여 해마다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장애평가 연수교육을 해 나갈 것이다. 또한 관련된 여러 단체와 기관과 정보를 교환하고 의견을 나누어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장애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한편, 초판은 책자를 판매하였으나, 개정판은 관심이 있는 의사들은 누구나 쓸 수 있도록 장애평가 기준을 무료 공개하기로 하였다. 대한의학회 장애평가 기준은 현재 우리나라 여건에 가장 잘 어울리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기준이기 때문에, 조만간 법원에서 각종 손해배상소송과 관련된 장애평가 기준으로 채택되리라 보며, 우리나라 모든 장애평가의 근간이 되리라 본다. 장애평가는 의사가 책임지고 양질의 장애평가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역할을 대한의학회가 충실히 수행할 것이다. 또한 아무리 좋은 법이라도 모든 사람을 다 즐겁게 하기는 어려운 법이라 장애를 평가할 때 적지 않은 갈등과 문제가 생길 수 있으리라 본다. 이럴 때마다 문제점이나 질문, 또는 의견을 보내 주길 바란다. 장애평가특별위원회는 성의를 다해 장애평가 기준과 제도를 개선해 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다. 
 
출처 ; 대한의학회 e-뉴스레터 No.62 (2015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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