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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제약산업, 규제산업, 규제기관


제약산업은 금융이나 에너지 그리고 방위산업체와 마찬가지로 어느 국가를 막론하고 규제산업에 속한다.


더구나 정부는 제약산업분야에 대해 약을 판매하는 첫 번째 관문인 의약품의 인허가권을 가지고 있고 또 허가된 의약품을 건강보험에 등재시킬지의 여부를 결정하는 최종권한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제약회사들에 대한 정부의 권한은 막강하다.


다른 산업군에 종사하는 이들은 그래서 정부의 결정에 처음에는 볼멘소리를 하다가도 결국에는 정부가 결정한 정책에 저항 한번 못하고 끌려가는 제약분야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이해하기 힘들다.


그래도 과거에 비해 보건의료분야 공무원들의 수준과 실력 그리고 민원들을 대하는 태도는 괄목상대라 표현할 정도로 변화, 개선된 것은 사실이다.
과거 관공서에 가면 청렴, 친절, 봉사라는 붓글씨가 한자로, 이후에는 한글표기 액자로 대통령의 사진 한쪽 벽에 걸려있던 기억이 있다.
그것은 시대의 변화에 의해 이미 충족되었다.
그 세 가지 이슈에 아직까지 불만을 가진 사람들은 거의 없을 듯하다.


이제는 모두 개선이 되었거나 아니면 민원인 측에 문제가 있는 관계로 있더라도 공개적으로 불만을 토로하지 못하거나.
 
어쩌면 요구의 방향은 신속, 정확, 표준화 정도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제약분야에서 민원인들이 관계기관의 공무원들과 관계에서 가장 흔하게 불만을 가지는 부분은 아마도 표준화, 또는 다른 말로 파라프레이즈하면 형평성이 될 것이다.
다른 회사, 다른 제품과의 형평성 그리고 정부의 리뷰어들간의 표준화 이슈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이다.
반면 공무원들은 과거의 다른 사례와 비교되는 것을 제일 싫어한다.
일단 현재와는 다른 조건과 환경에서 일어난 일이고 더구나 본인은 알지도 못하는 일이고 더구나 본인이 내린 결정은  더더구나 아니기 때문이다.
이때 양쪽의 논리는 대립하기 마련이고 몇 번씩 만나서 회의를 가져봐야 결론을 못 내고 평행선을 달리기 일쑤이다.
결론은 없이 도돌이표 안에서 같은 대화를 수도 없이 반복하다가 결국은 규제산업의 특성상 후환이 두려워 민원인들이 물러나는 경우가 많다.
더러 질긴 놈이 붙으면 이기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타이밍과 의사결정이다.


버틸 만한 것인지 물러나는 것이 현명한 것인지 빨리 판단할 필요가 있다.
승산 없이 지속적인 도전을 해서 지고 들어오는 경험의 확률만 자꾸 높이는 것은 자신의 캐리어에도 회사의 이미지에도 결코 도움이 안된다.
반면 승리의 기억이나 승자의 경험은 시간이 흘러 희미해지더라도 나중에 매우 값진 힘이 된다는 것이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는 것과  마찬가지로 싸움도 이겨본 놈이 이기게 되어 있다.
 
준비를 지금보다 더 치밀히 할 필요가 있다.
대개의 경우 관련법규는 아직도 많이 충돌하고 있으며 허가증은 의외로 해법을 제시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나라의 사례나 규정, 특히 선진국의 규정이나 프랙티스로 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약산업은 규제산업이지만 지식산업이고 다소 심하게 표현하자면 규제를 하되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금을 그어 놓을 역량이 있으면 그것은 블루오션 정도가 아니라 엘도라도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다.
그 길이 쉬운 길은 아니겠지만.
 
세상은 변했고 규제산업이라 해도 규제기관의 지시에 얌전히 말 잘 듣고 따르는 것이 선은 아닐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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