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평범한 이야기를 하는 사진이 힘이 있다. 평범하다는 것은 화려한 이야깃거리만 쫓는 것이 아니라 익숙하게, 천천히, 느리게 살아가는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소박한 희망을 찾는 촌부, 가난한 나라에서 글을 배우며 미래를 기다리는 아이들, 같은 자리를 묵묵히 지키며 내세를 기다리는 노인, 떠나간 아버지를 기다리는 남겨진 가족의 모습 그리고 지친 몸으로 가족에게 돌아가려 기차를 기다리는 어머니와 같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이야기이지만, 이 진부한 듯 익숙한 장면이 가슴 한 곳에서 아련함으로 남는다. 거친 주름을 가진 사람의 얼굴에 베인 삶의 흔적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인생의 굴곡을 순응한 사람에게서 묻어나는 수줍은 미소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윤주영의 사진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세련되고 문명화 된 것들에 익숙하여 보지 못하는 순수함이 윤주영의 사진에서 느끼는 보통의 가치이다. 보통 사람과 그 삶을 이해하는 사진가와의 오랜 만남으로 만들어진 사진들은 평범함과 익숙함도 특별하게 만드는 힘을 가졌다.
사진가 윤주영은 지금은 갈 수 없는 땅에서 태어나 전쟁의 처절한 기억과 공업화의 약진, 그리고 세계화의 흐름까지 정치인으로, 언론인으로 그리고 사진가로 다양한 삶의 체험을 통해 세상을 넓게 바라보았다. 때로는 참담함으로 때로는 그리움으로 되살아나는 윤주영의 카메라는 어려운 현실도 긍정을 통해 극복하는 사진가의 눈을 대변한다. 35년이라는 시간 동안 윤주영은 사람이 만들어 가는 역사와 문화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꽃피웠으며 번영을 거쳐 왜 몰락의 길을 걸어야 했는가를 머나먼 이국에서 소박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로부터 그 실마리를 찾기 시작하여 자식을 지키며 고된 삶을 견뎌낸 한국의 어머니들까지 또박또박 자신만의 언어로 담아낸다.
사진에 몰두한 35년 동안 세상은 변화하였고 그가 기록한 수십만 장의 사진에는 다양한 역사가 있다. 삶의 환경이 다르고 외모가 다르지만 자신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역사를 담은 윤주영의 사진들은 격변하는 사회의 현실을 누구보다도 예리하게 바라보고 있다. 시간과 함께 흘러가는 저마다의 삶의 풍경들은 인간의 힘으로 거역할 수 없는 역사의 거센 풍파 속에서 잃어버린 소중한 개인의 삶들을 하나하나 기억하게 한다. 장엄한 역사의 파노라마가 이어지는 그 사이사이의 여백에 숨겨진 보통 사람들의 여린 호흡을 일깨우는 윤주영 사진전은 삶을 이야기할 수 있는 공통의 언어가 사라지고 있는 사회 패러다임 속에서 사람이 중심이 되어야 함을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이번 전시에는 윤주영의 85점의 사진과 더불어 1987년 발행한 윤주영의 첫 번째 사진집『내가 만난 사람들』부터 2015년 발행한 사진집까지 모든 출판물을 함께 선보이며, 전시 기간 중 라운지 토크Lounge Talk가 마련될 예정이다.
개인전
2014 《잔상殘像과 잠상潛像》, 세종문화회관, 서울
2013 《바다의 어머니들》, 긴자 갤러리 아트 그래프, 도쿄, 일본
2011 《영월 이야기》, 동강사진박물관, 영월, 강원
《우리 어머니》, 동강사진박물관, 영월, 강원
2009 《백인백상(百人百想)-600字에 담은 우리의 오늘과 내일》, 세종문화회관, 서울
《50인-우리시대를 이끌어 온 사람들》, 대백프라자갤러리, 대구
《50인-우리시대를 이끌어 온 사람들》, 신세계갤러리 센텀시티, 부산
2008 《50인-우리시대를 이끌어 온 사람들》, 세종문화회관, 서울
2007 《어머니》, 포스코 미술관, 서울
2004 《캄보디아-지뢰의 나라》, 오사카 니콘살롱, 일본
《그 아이들의 평화》,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서울
2003 《석정리역의 어머니들》, 문예진흥원 미술회관, 서울
《캄보디아-지뢰의 나라》, 문예진흥원 미술회관, 서울 / 신주쿠 니콘살롱, 도쿄, 일본
2001 《베트남의 여인들》, 고토갤러리, 대구 / 베트남 전시센터, 하노이, 베트남
2000 《제1회 다큐멘터리 포토페스티발 미야자키 초대전》
1999 《중국-개혁과 개방의 바람》, 긴자 니콘살롱, 도쿄, 일본
1998 《어머니의 세월》, 문화예술회관, 울산
1997 《어머니의 세월》, 문예진흥원 미술회관, 서울
1996 《일하는 부부들》, 코닥 포토살롱, 서울
1995 《베트남-전후20년》, 남도예술회관, 광주 / 리베라 아트홀, 부산 / 조선일보 미술관, 서울
1994 《탄광촌 사람들》, 세종문화회관, 서울 / 대전시민회관, 대전
《여인들의 세월-베트남》, 긴자 니콘살롱, 도쿄, 일본
1993 《동토의 민들레》, 문예진흥원 미술회관, 서울
1992 《중국 정경》, 후지 포토살롱, 서울
《동토의 민들레》, 긴자 니콘살롱, 도쿄, 일본 / 니콘살롱, 오사카, 일본
1991 《안개 낀 카트만두》, 긴자 니콘살롱, 도쿄, 일본
《단오제》, 파인힐 갤러리, 서울
1990 《내세를 기다리는 사람들》, 긴자 니콘살롱, 도쿄, 일본
《내세를 기다리는 사람들》, 문예진흥원 미술회관, 서울
《제15회 이나노부오상 수상작품전》, 긴자 니콘살롱, 도쿄, 일본 / 니콘살롱, 오사카, 일본
1988 《다시 만난 사람들》, 문예진흥원 미술회관, 서울
1987 《내가 만난 사람들》, 문예진흥원 미술회관, 서울
출판
2014 『잔상殘像과 잠상潛像』, 동희문화사, 서울
2011 『영월 이야기』, 동강사진박물관, 영월, 강원
『우리 어머니』, 동강사진박물관, 영월, 강원
2009 『百人百想-600字에 담은 우리의 오늘과 내일』, YBM Si-sa, 서울
2008 『50인-우리시대를 이끌어 온 사람들』, 방일영문화재단, 서울
2007 『어머니』, 눈빛, 서울
2004 『그 아이들의 평화』, 생각의 나무, 서울
2003 『석정리역의 어머니들』, 솔 출판사, 서울
2001 『행복한 아이들』, 현암사, 서울
『장날』, 현암사, 서울
1999 『중국-개혁과 개방의 바람』, 눈빛, 서울
『안데스의 사람들』, 눈빛, 서울
1998 『일하는 부부들』, 눈빛, 서울
『어머니의 세월-개정판』, 눈빛, 서울
1997 『어머니의 세월』, 눈빛, 서울
1995 『베트남-전후20년』, 타임스페이스, 서울
1994 『탄광촌 사람들』, 사진예술사, 서울
1993 『동토의 민들레』, 도서출판 호영, 서울
1990 『내세를 기다리는 사람들』, 조선일보사, 서울
1988 『다시 만난 사람들』, 조선일보사, 서울
1987 『내가 만난 사람들』, 열화당, 서울
수상
1995 제3회 백오 이해선사진문화상 수상
1993 제16회 현대사진문화상 수상
1990 제15회 일본 이나노부오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