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하는 이야기를 국, 내외 작가 34인의 작품으로 기획
한미사진미술관 개관 이후 꾸준히 수집해온 주요 소장품을 공개



전시개요
Breath 06, Gelatin silver print, 1995 ⓒ구본창
인간은 정보와 지식의 전달, 감정의 표현을 위해 말을 하고, 글을 쓰고, 표정을 짓는다. 그것도 모자라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만들고, 몸짓을 한다. 인간은 소리, 문자, 제스처, 이미지 등 온갖 기호들을 동원해 의사를 전달하고 감정을 드러낸다. 혹은 속내를 숨긴다. 한 마디로 인간은 가장 다양하고 정교한 기호들을 사용하는 기호의 동물이다.
Io non ho mani che mi accarezzino il volto (I have no hands caressing my face), Gelatin silver print,1961~1963 ⓒMario Giacomelli
몸의 언어body language는 수화sign language처럼 일반 언어의 분절성articulation을 이용하여 의사소통을 행하기도하고, 코드화된 제스처, 표정 등으로 말을 대신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이 몸의 언어의 전부는 아니다. 몸의 언어는 논리적인 언어가 다할 수 없는 자리에 들어서며, 말이 다 할 수 없는 감정의 이면, 이성의 저편을 분절하지 않는 몸짓으로 발설한다. 언실이 억압한 욕망을 징후로서 드러낸다.
Standing up Peeing 5, Digital C-print, 2006 ⓒ장지아
사진 언어는 몸이 하는 말과 흡사하다. 광학과 화학작용으로 자동 생성되는 이미지는 언제나 비분절적이며, 어떠한 재현 코드에 의거해 제작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재현 대상이 실제 현실인 사진은 그 구성요소가 재현 대상 그 자체이며, 관습과 문화에 의해 임의적으로 형성된 분절 기호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 구성도 언어 공동체가 암묵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합의한 코드에 의거하지 않는다. 사진은 비분절적인 사물의 반사광이 감광성을 띤 지지체에 와 닿으면 저절로 생겨나는 코드 없는 이미지인 것이다. 재현 코드에 의거하지 않고 내면의 충동에 의해 불현듯 튀어나오는 몸의 말처럼 말이다.
Undiscovered Self, Gelatin silver print, 1999 ⓒJerry Uelsmann
사진은 종종 언술언어에 저항하듯 우리 몸이 말하는 코드 없는 징후를 포착한다. 사회와 문화가 길들이지 못한 몸의 말을 카메라의 시각적 무의식optical unconscious은 드러내고야 만다. 기호체계에 의거한 말로는 형언할 수 없는 고통, 불안, 기쁨을 사진의 눈은 육체를 통해 통렬하게 보여준다. 사진은 그 엄정한 기계적 시각으로 욕망의 결핍과 만족, 희망과 절망을 그 빠른 눈짓으로 희귀하게 사로잡는다.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가 푼크툼punctum이라 명명한 이 사진의 특질은 바로 일반 언어에 비켜서서 몸이 하는 말을 기록하는 사진의 능력이다.
Lost in Desire, Digital C-print, 2004 ⓒ곽윤주
이제 기호, 분절, 코드 얘기는 그만하고 사진이 포착한 이런 저런 몸의 이야기에 주의를 기울여보기로 하자.
The Lovers, Digital print, 2006 ⓒ황규태
전시연계 프로그램
전화예약 02.418.1315
1. 문화가 있는 날 Talk
전시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큐레이터가 직접 설명하는 특별 도슨트 프로그램
11월 25일(수) 11:00 | 12월 30일(수) 11:00 (선착순 20명)
2. 라운지 토크 Lounge Talk
사진에 담긴 몸의 언어 최봉림, 한국사진문화연구소장
국·내외 사진작가의 다양한 관점으로 포착한 그들만의 몸의 이야기를
미술관 전시작품을 통해 발견하는 토크 프로그램
11월 18일(수) 14:00 (선착순 30명)
3. 교사초청 설명회
학교교육과정 연계성 모색을 위한 세미나
11월 21일(토) 14:00 초•중•고 교사 대상 (선착순 15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