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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대한내과학회 창립 70년에 걸맞는 새역할 찾아야

대국민 및 산하 · 유관기관과의 소통 절실한 시점



이 동 기

대한내과학회 총무이사 / 연세의대 내과학  


대한내과학회는 내과를 대표하는 학회로 9개 연관 학회와 각 연관 학회 산하의 세부 전문학회로 구성되어 있다. 18,500여 명에 이르는 회원은 내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회원과 내과 수련과정에 있는 전공의로 구성되어 있다. 내과 전문의는 병원에 근무하는 봉직의와 일차 진료를 담당하는 개원의로 구분된다. 대한내과학회 회원은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전체 의사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으며 명실 공히 우리나라 의학 발전과 일차 의료의 선봉에서 한국 의료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학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해당 분야의 학문적 발전을 추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기능은 다양한 위치에 있는 회원들의 욕구(needs)를 만족시키고, 질병의 예방과 치료를 비롯한 국가 의료를 책임지는 일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내과와 같은 여러 분과와 다양한 포지션의 회원으로 구성된 대규모 학회는 한국 의료계의 opinion leader로서 그에 걸맞은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살펴보고 이를 실현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내과학회는 7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내과의 여러 분야에서 학문적 발전을 위하여 부단히 노력하였다. 그 결과 임상과 연구에서 세계적으로도 괄목할 만한 많은 성과를 이룩하였다. 그러나 임상 및 학술 활동과 병행하여 회원과 국민에 필요한 의료 정책 개발과 참여는 미흡하였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한국의 의료는 진료 전달 체계에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어 상급종합병원과 개원의 간 적절한 지원보다는 서로 환자 확보를 위한 경쟁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공의의 지원과 결정이 국가가 정하는 의료 수가 정책에 따라 마치 증시 현황과 같이 민감하게 반영되는 모습은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서글픈 우리의 자화상이다. 이러한 결과는 서로 누구의 잘못이라고 탓할 수도 없는 정부와 학회 등 모든 의료 관련 단체들의 공동 책임이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의료계도 고도성장에 따른 압축 성장 과정에서 정책의 설계와 실행 과정에서 합리적이지 못한 점이 많았다. 중요한 의료 정책이 의료 공급의 주체인 의사를 대변하는 주요 학회가 배제되거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는 의사결정 구조에서 결정되는 상황에서는 이와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없다. 이러한 여러 난제들의 해결을 위해서는 대한내과학회의 일대 변화가 필요하다. 


대한내과학회는 9개 연관학회와 효율적 역할 분담을 통한 학문적 발전 모델을 추구하고 있으며 각 분과의 학문적 발전은 각 연관학회와 세부학회의 몫이다. 그러나 내과 전공의 수련과 일차 의료를 담당하는 내과 전문의 평생 교육은 그동안 각 연관 학회가 추구하였던 학문적 분화(divergence)로만은 해결될 수 없기 때문에 내과학회와 연관 학회 간 학문적 통합(convergence)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앞으로 신설될 입원환자 전담의(hospitalist)의 교육과 역량 강화를 위하여도 내과 내의 연관 학회 간 교육 과정 수립에 협조와 조율이 필요하다. 이에 대한내과학회는 연관학회 이사장 총무단 모임과 여러 통로를 이용하여 서로 간 소통에 힘쓰고 있다. 수련 과정 개편 및 입원 환자 전담의 제도 등의 도입을 위한 논의도 결국은 모든 내과 회원들의 합의와 협조 없이는 실현이 불가능하다. 또한, 이런 큰 변화가 필요함을 정부와 국민에 알리기 위한 노력도 중요하다. 개원가가 주도하는 개원의협의회 주관의 대정부 및 대국민 활동도 기획 단계부터 대한내과학회와 공동 작업이 필요하다. 


이제는 대한내과학회가 우수한 정책과 전략을 개발하고 산하 혹은 유관 기관 간 통합적인 정책 개진과 시행을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와 발상의 전환을 통해 기존의 학회 운영 시스템을 혁신하여 학회의 책임과 역할에 있어 위상을 재정립해야 한다. 


출처 ; 대한의학회 E-Newsletter No. 68 (2016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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