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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임상진료지침의 발전을 위한 제언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기대한다

임상진료지침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관심과 참여 기대


김 재 규
중앙의대 내과학 

진료 지침은 “특정한 상황에서 의사와 환자의 의사결정을 돕기 위해 체계적으로 개발된 진술”로 정의할 수 있다. 국내 진료지침의 개발과 보급은 국내 의료현장에 적절한 표준화된 치료를 제공하는 중요한 방법 중 하나라는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개발과 보급이 이루어져야 한다. 국내의 진료 지침 개발은 초기에는 합의유도 중심의 개발로 이루어 졌으나 최근에는 대부분 근거중심 접근법에 의한 개발이 주를 이루고 있다. ‘대한의학회’의 임상진료지침 제정에 관한 노력과 이후 진행된 진료지침 평가 사업의 시행으로 많은 발전이 있었고 또한 현재 진행형이다. 각 전문 학회를 중심으로 많은 임상진료지침이 개발되고 있고, 진료지침이사를 신설하는 등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보완되어야 할 부분과 새로이 시행되어야 할 부분이 많으며, 이를 위해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매우 필요하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중심으로 제언하고자 한다.

먼저 임상진료지침의 질적인 발전이 있어야 한다. 국내에서 진료지침 제정에 대한 부정적 우려가 많이 감소하였으나 아직까지도 다학제 개발 그룹의 구성이 쉽지 않고, 실제 제정 과정에서 근거중심 방법의 적용이 부족하며, 국내 연구가 적어 경험 위주의 합의에 의한 기술이 산재해 있다. 또한 합의도 비공식적인 방법으로 많이 진행되어 공식적인 합의도출방법의 광범위한 적용이 요구된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은 의료계나 학계의 노력만으로 한계가 있을 것이다. 양질의 진료지침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진료지침 개발에 많은 투자가 필요하며 이는 민간 중심의 노력과 함께 정부의 전문인력의 양성과 조직화된 진료지침 제정을 위한 충분한 예산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초기 일부 정부 투자가 있었으나 최근에는 많이 감소한 상태로 정부의 전향적인 정책 마련을 기대한다.

대한의학회에서는 진료지침의 평가가 양질의 진료지침 제정 및 활용에 매우 중요하다는 인식하에 진료 지침평가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임상진료지침의 질을 평가하는 도구인 AGREE(appraisal of guidelines for research and evaluation)를 사용하여 우수 임상진료지침을 선정하고 있다. 현재는 한국형 AGREE II를 이용하고 있으며, 교육과정을 통하여 90명의 전문 평가 위원을 위촉하였다. 최근까지 약 30여 편의 임상진료지침 개발 과정에 대한 질 평가를 수행하였다. 평가 사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향후 평가 과정을 개선하고 평가위원의 보수교육과정을 새로이 시행할 것이며 회원 학회에 보다 생산적인 피드백을 제공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대한의학회의 활동이 자체적인 사업으로 평가를 의뢰하는 학회로부터 일정의 평가비를 받고 이를 통해 사업을 유지하는 체계를 가지고 있으므로 각 학회에서 평가를 의뢰하지 않는 경우 평가를 수행하지 못한다. 따라서 현재 이루어진 30여 개의 평가 결과 역시 의뢰 받은 지침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므로 양질의 진료지침으로 지정 받지 못한다 해도 평가를 의뢰하지 않아서 평가를 수행하지 않은 것과 지침 개발과정의 문제로 인해 질이 낮은 진료지침과 구별하지 못하는 제한 점을 가지고 있으며, 매우 한정적인 범위 내에서 평가가 이루어질 수 밖에 없는 체계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평가결과를 공개하는 것을 통해 양질의 진료지침 제정 및 보급을 활성화하는 것에는 제한적 의미를 가질 것으로 판단된다. 정부의 정책적 판단과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다.

두 번째로는 임상진료지침 정보센터의 확립이다. 개발된 임상진료지침의 활용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보급과 활용에 대한 체계가 필요하다. 임상진료지침은 실제 의료현장에서 환자와 의사의 의사결정을 돕고 표준화된 치료를 위해 개발된 도구이다. 따라서 개발된 임상진료지침을 보급하여 활용을 증가시키는 것은 의료서비스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중요한 과제이며, 인력과 자원의 낭비를(지침개발에 소요된) 막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임상진료지침의 보급과 활용을 증대시키기 위한 가장 중요한 방안은 임상진료지침 정보센터의 확립이다. 대한의학회에서는 임상진료지침의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회원학회 및 국내 의료인을 위해 2008년 1월부터 임상진료지침 정보 센터를 운영해오고 있다. 초기 정부의 지원으로 임상진료지침 정보센터를 개설하였으나 현재는 질병관리본부의 연구사업의 일부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진료지침제정에 대한 정보 제공과 질병관리본부에서 지원하여 개발된 임상진료지침의 보급을 지원하는 활동 등 기본적인 기능은 수행하고 있으나 임상진료지침의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 지원을 통한 대폭적인 확충이 시급하다.

임상진료지침 정보센터는 국가별 혹은 지역별로 여러 가지 형태(임상진료지침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형태, 특정 언어로 한정된 형태, 개발방법론 관련, 특정 기관에서 개발된 임상진료지침에 대한 자료 소개 등)로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으나 바람직한 임상진료지침 정보센터는 개발한 임상진료 지침의 단순 공개를 넘어서서 임상진료지침을 수집하고 이를 평가하여 공개하는 형태일 것이다. 수집하는 형태는 특정지역, 특정 언어를 대상으로 수집 평가하는 형태(예 일본의 Minds) 혹은 특정기준에 부합되는 진료지침을 개발자가 투고하고 이를 평가 수록하는 방식(예 미국의 National Guideline Clearinghouse)이 있다. 모두 정부가 지원하고 있으며 일본의 후생성, 미국의 U.S. 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 Agency for Healthcare Research and Quality(AHRQ)가 관여한다. 특히 일본은 자국의 공개된 거의 모든 임상진료지침을 수집하여 평가하고 선정된 진료지침의 서지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대한의학회의 임상진료지침 정보센터는 2013년 11월 기준으로 회원학회의 현황조사를 실시하여 개발된 진료 지침 115개에 대한 정보와 이 중 약 51개의 진료지침을 수록하고 있다. 국내 전수 조사의 실시와 수집된 진료지침의 평가 사업이 절실히 필요한 실정이나 예산과 전문인력의 부족으로 한계가 있다. 국내에서도 정부의 지원을 통한 정보센터의 확립을 통하여 개발된 모든 임상진료지침을 수집하고 평가하여 공개함으로써 국민보건 향상에 기여하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며 정부의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세 번째로는 전문가의 양성을 위한 체계적이고 지속 가능한 교육시스템의 확립이 필요하다. 임상진료지침제정을 위한 의학계의 교육이 대한의학회와 전문학회를 중심으로 시행되어 오고 있으나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프로그램은 극히 드문 실정이다. 양질의 임상진료지침 개발을 통하여 국민 보건향상과 진료비 절감 등의 효과를 위해서는 진료지침 개발을 담당하는 전문인력이 필요하며 특히 임상 전문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대한의학회에서는 임상진료지침 제정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계획을 마련하고 시행할 것이다. 이 또한 정부의 체계적인 전문인력 양성에 대한 계획 수립과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최근 정부의 광범위한 지원을 통한 “한의학 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 사업단”의 출범 소식을 접하면서 민간의 영역에서 국민보건 향상을 위해 의학 분야의 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과 교육과정을 주도하고 있는 대한의학회의 정책이사로서 씁쓸함을 느끼며 의학 분야의 표준임상진료지침 사업육성을 위한 정부의 체계적이고 정책적인 지원을 기대한다.


출처 e-Newsletter 2016. 03 월호 No.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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