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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연세의료원 제17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취임사

세브란스의 가치를 증명합시다



 사랑하는 의료원 가족 여러분, 존경하는 김석수 이사장님을 비롯한 재단 이사님, 대학 본부의 김용학 총장님과 교수님들. 그리고 선후배 동문님과 내외 귀빈 여러분,

 또한 이 순간에도 교육과 연구, 진료 현장을 지키는 의료진과 교직원들, 해외에서 의료선교 중이신 의료원 가족들을 특별히 기억하며,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저는 오늘 제17대 연세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으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는 이 자리에 우리의 선각자이신 알렌과 에비슨박사, 세브란스씨와 오긍선, 김명선 선생님처럼 연세의료원이 더 높이 도약하는데 이바지해야 한다는 소명감으로 섰습니다. 정남식 전임 의료원장님을 비롯한 역대 의료원장님들의 높은 뜻을 이어받아 의료원 발전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제중원 132년 역사가 응축된 연세의료원은 국민건강 증진과 대한민국 의료 발전을 이끌어온 주역이며, 우리 모두의 자부심입니다. 우리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의 백년은 의료원을 세계선도 의료기관으로 성장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막중한 책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1885년 제중원을 통해 한국의료의 신세계를 열었던 것처럼 새로운 혁신의 물결을 소명감과 책무감을 지니고 선도해 나가야 합니다.

 의료원의 지난 132년은 최고의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한 기독교적 선구자 정신, 환자 중심 문화, 사회와 국가, 지구촌을 위한 헌신과 봉사 등을 통해 핵심 가치를 세상에 증명해온 역사입니다. 세브란스의 소명과 책무를 앞으로 더욱 발현시켜 나가야 한다고 믿습니다.


 세계는 지금 21세기와 함께 시작된 기술 융합, 기술 혁명의 제 4차 산업혁명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뜨겁습니다. 4차 산업혁명은 지금까지의 인간의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게 될 것이며, 변화의 규모와 복잡성 등은 이전에 인류가 경험했던 것과는 전혀 다를 것입니다.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이 바로 연결되고, 막대한 데이터를 분석하여 인간의 행동을 예측하는 일련의 단계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게 될 것입니다.

대변혁의 시기에 의료원이 Value Based Severance를 목표로 ‘더 효율적’이고 ‘더 커가며’ ‘더 세심한’ 세브란스를 만들어 나가는데 필요한 과제를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이는 저와 여러분의 약속이기도 합니다.


 첫째, 어렵고 변혁의 시기일수록 제중원의 기본정신을 지키고 구현하겠습니다.

 세브란스의 모든 활동은 인류와 사회에 공헌하고, 보다 실질적인 혜택이 있도록 하여야 합니다. 대학본부의 사회공헌 활동의 국제화에 발맞추어 의료원도 우리나라 최초의 병원 제중원이 연세의료원으로 성장한 것과 같은 역사가 전 세계에서 일어날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제중원의 숭고한 정신을 구현하고, 공적개발원조(ODA)사업, 대북 지원 및 의료선교과제에 대해 전략적이고 장기적 안목을 가진 통합적 기구로 가칭 제중원 글로벌 보건개발원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둘째, 인재 발굴과 육성에 최고의 가치를 두겠습니다.

 의료원을 지금의 모습으로 성장 발전시킨 원동력은 최고의 인재들이었습니다. 의료원의 주춧돌을 놓고, 기둥을 세우고, 대들보를 올렸던 선배들이 있었습니다. 그 분들의 땀과 손길이 배어 있지 않은 곳은 한 곳도 없습니다. 이렇게 이어받은 의료원을 더 키워서 후배,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꼽으라고 하면 바로 인재 육성입니다. 

 의대, 치대, 간호대, 보건대학원은 학생과 교수 모두 최고의 인재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미래의 의료환경과 특성에 맞는 교과를 제공해 의생명 분야를 넘나드는 융합형 인재로 양성함으로써 의료 분야의 글로벌 리더가 되는데 조금도 손색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교수와 연구원들은 연구와 임상 전 분야에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업적을 낼 수 있도록 연구과 복지 부문의 제도를 개선하고, 개개인과 팀, 연구실 단위로 최선의 지원책을 마련토록 할 것입니다.

 치과대학의 부족한 연구공간과 불합리한 인사 제도의 개선을 보완하도록 할 것이며,간호대 교수님들의 연구 경쟁력 강화와 자율권 보장을 위한 가장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보건대학원은 인적 네트워크 활성화, 보건 정책 기획기능을 보완하여 정부의 정책 입안에 선도적인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아무리 좋은 인재라도 적절한 교육과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면 큰 재목으로 성장할 수 없습니다. 저는 학생은 물론, 의료원 산하 각 기관에 근무하고 있는 우수한 교직원에 이르기까지 인사, 연수, 연구업적 평가제도 등을 개선해 의료원 가족 모두의 다양성을 보장하고 창의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해나가겠습니다. 인적 자원에 대한 투자가 의료원 발전 전략의 기본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셋째, 진료와 연구 분야에서 미래를 선도할 분야를 지원하겠습니다.
 
한국의료를 선도해 온 우리 의료원은 책임감을 가지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앞장서야 합니다. 우리의 목표는 단순 환자 수 증가나 이익 확보가 아니라 진료 받는 환자의 안전은 보장되고, 치료의 질은 높아지며, 비용은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모든 의사 결정의 판단 기준은 얼마나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가 입니다. 우리나라 의료계에 영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진료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전력을 다할 것입니다. 


 의료원의 미래 경쟁력의 원천은 연구의 수월성 확보에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연구중심병원 지정 등의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다만 의료원, 의대, 병원, 암병원, ABMRC 등으로 연구 기능이 분산돼 효율성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중복된 연구 기능을 조정하여 효율성을 높이도록 하겠습니다. 
 

 넷째,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앞서 갈 가치 창조 프로세스를 확립시켜야 합니다.

 저는 병원장 시절부터 글로벌 IT기업 등과 의료 분야 인공지능 개발 협력 등을 추진해오고 있습니다. 기술 융합은 서비스의 형태를 완전히 뒤바꾸고 있으며, 운영과 서비스의 최적화를 가능하게 합니다. 그러나 한번 뒤처지면 따라잡기가 힘들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분야입니다.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투자와 산학협력을 대폭 늘리겠습니다. IT 기술과 정보화를 통한 의료서비스는 앞으로 우리가 이끌어 나가야 할 미래 의료가 될 것입니다.

 또한 대학 본부와 협력을 강화하겠습니다. 저는 42년 전인 1974년 연세대학교 이과대학 의예과에 입학한 뒤 지금까지 연세인이라는 자랑스러운 긍지를 갖고 살아왔습니다. 우리 모든 교수들도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연세대학교와 의료원은 유일하게 대학과 병원이 한 울타리 안에 있습니다. 융복합 연구를 위한 최적의 조건이며, 우리만의 크나큰 강점입니다. 이를 잘 활용하기 위한 대표적인 과제가 의생명컴플렉스의 건립입니다. 그동안 대학 본부와 협의에 다소 시간이 걸렸습니다만, 빨리 진행될 수 있도록 서두르겠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의 강점을 잘 살리고 시너지를 극대화하겠습니다. 이는 우리 모든 연세인의 화합과 융합의 상징이 될 것입니다.

 의료원의 산적 과제에 대해 걱정하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동안 불확실한 의료 환경 등에 따른 검토와 조정이 불가피했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계속 좌고우면만 하고 있으면 추가적 문제 발생과 기회비용 증가 등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용인 동백병원과 의과대학 및 의료복합 클러스터, 송도 국제병원 건립 등에 대해 확실한 타임 테이블과 로드맵을 정하고 이에 따라 결정하고 진행토록 하겠습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에 대한 투자는 의료원의 가장 선결 과제 중의 하나입니다. 공간 확보 등 이미 확정된 사업은 빨리 추진하는 한편, 추가 발전 계획도 준비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교직원 여러분, 

 저는 우리 연세의료원이 어떤 상황에서도 환자를 위해서 최고의 의술과 최선의 진료를 다하는 병원으로 국민들과 사회로부터 인정되고 신뢰받기를 소망합니다. 의료원에 근무하는 것만으로도 모든 교직원들의 역량이 끊임없이 향상되며, 행복하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우리 세브란스가 의료계의 표준과 미래를 제시한다는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여 언제나 선도적인 의료기관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니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이사야 41장 10절]

 세브란스는 하나님이 예비하신대로 일어나 걸어왔고, 앞으로도 세상에 빛을 발하며 담대하게 걸어갈 것입니다.  
 
의료원의 첫 번째 종으로, 제가 가장 먼저 준비하고 부지런히 일하겠습니다. 다함께 손잡고 걸으면서 따뜻한 세브란스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하나님의 은총이 늘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6년8월1일
 제17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윤도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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